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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07 전자출판의 개념
- 2010.08.07 전자출판 활성화 대비 저작권법 손질이 시급하다
- 2010.08.04 05 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행동
- 2010.08.04 04 DRM의 원칙 1
- 2010.08.04 03 전자책 시장의 허수
- 2010.08.03 삼성전자, 태블릿으로 전자책 생태계 새판 짠다
- 2010.08.03 애플·아마존 전자책 값 '반독점' 도마위에
- 2010.08.02 02 전자책 제작의 문제점
- 2010.08.02 01 전자책을 바라보는 관점
1. 전자출판의 개념
1976년 전자출판(Electronic Publishing)이란 용어가 처음 생긴 이래, 1980년 국제 출판협회(IPA)에 전자출판 위원회(Electronic Publishing Committee)가 설치되면서 전자출판이라는 용어가 정착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과 소재의 등장, 매체, 과정, 제공수단이 발달하면서 정의나 개념을 정립하는데 난항을 겪어 왔다.
전자출판이 그 용어와 함께 세계적으로 크게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85년 미국에서 DTP라는 새로운 편집 시스템이 개발되고 본격적 전자출판물인 CD-ROM이 나오면서이다. 그 이후 온라인 전자출판은 PC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는데,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텍스트 위주로 제공되던 온라인 출판물들이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WW)을 통하여 멀티미디어형 서비스로 변모하여 제공되기 시작함으로써 국경 없는 서비스로 변화되었다.
국내에서도 무엇이 전자출판물의 정의와 종류에 대한 입장이 문화관광부, 재경원 등 정부의 입장과 출판학계 간에 다소 차이가 있다.
문화관광부 등에서 규정하는 전자출판물이란, 문자, 소리, 영상 등의 정보를 종이매체 이외의 전자적 기록매체 등에 기록하고 구동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전자매체나 광매체의 도움으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도록 제작한 마이크로 필름,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 디스크, CD-ROM, CD-I, DVD 등의 저작물로 출판사 및 인쇄소 등록에 관한 법률에 의거, 납본을 필한 것을 말한다.
또한 "외국간행물 수입배포에 관한 법률"(1993년 12월 31일 개정)에 있는 유일한 전자출판물의 정의를 보면, "제2조 2항: 전자출판물이라 함은 문자 등의 정보가 전자적 기록매체에 수록되고, 컴퓨터 등의 전자장치의 도움으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물체를 말한다. 다만,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것을 제외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전자출판학계에서는 디지털 정보를 제공할 때만 전자출판물로 보자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정보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필름, 카세트 테이프, 비디오테이프는 전자출판물에서 제외하고 디지털 카세트테이프나 디지털 방식의 비디오테이프에 제작된 출판물만 전자출판물로 인정하는 것이다. 한편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전자출판과 전자출판물을 구별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전자출판이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출판물을 제작하는 방법과 기술"을 의미하는데 비해, 전자출판물은 "전자출판의 방식으로 제작된 전자적 형태의 출판물, 즉 종이와 인쇄를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출판물"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자출판의 결과물은 종이출판물과 디지털출판물로 나뉘며, 이 디지털 출판물은 다시 패키지형과 온라인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자출판에 대한 정의와 개념은 다양하나, 지금까지의 상황을 분석·판단하여 전자출판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이제까지의 종이소재 출판물 제작공정의 전산화를 비롯, 새 소재인 전자매체를 이용한 전자출판물의 생산, 그리고 그 응용·변환으로 새 매체와 통신을 이용한 정보제공체계"라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전자출판의 유형
일반적으로 전자출판이라 하면, 기존의 도서 제작과정의 전산화와 전자매체로서의 출판물 생산과정을 총칭한다. 전자의 최종 결과물은 도서, 신문, 잡지 등 종이를 인쇄매체로 이용한 것이다. 반면, 후자의 최종 결과물은 CD-ROM, CD-I 등의 광디스크매체를 이용한 '패키지화된 전자출판물'과 PC통신이나 인터넷 같은 통신망이 기록매체 및 저장매체로 이용되는 '온라인 방식의 전자출판물'이 된다.
(1) 종이책 전자출판
DTP(Desk Top Publishing))는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원고의 작성에서부터 교정, 식자와 조판, 페이지 레이아웃, 사진·그림의 처리, 인쇄용 필름(film)의 출력까지 종이출판물의 제작에 필요한 일체의 작업을 일괄처리 하는 편집과정의 전산화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에 컴퓨터기술이 사식(조판)과정에 도입되어 전산사식이 시작되었으며, 이어 1987년에는 탁상출판(DTP) 체계가 도입되면서 출판의 편집부 작업이 조판소의 조판 작업을 뺏어오게 되었다. 출판분야에서 DTP체계가 보편화됨으로서 활판인쇄 공정이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DTP는 개인용 컴퓨터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고성능화되어 가면서 출판편집에 있어 핵심장비로 자리잡게 되었다. 책의 제작과정은 필자의 워드프로세서 이용에서부터 최종단계인 인쇄와 배급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하게 되었다. 또한 이미 많은 출판사들이 컴퓨터와 다양한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고품질의 그래픽 요소가 많은 출판물을 발간하고 있다.
최근 종이책의 전자출판 범주에서의 발전은 DTP 영역 뿐만 아니라, 전산화에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인쇄공정이 점차 컴퓨터 장비로 대체됨에 따라 편집과 인쇄의 영역 구분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미 DTP시스템에 의해 전통적인 인쇄영역인 제판공정은 상당히 영역이 축소되고 있으며, 인쇄공정은 점차 디지털 인쇄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인쇄과정의 디지털화는 디지털 인쇄방식(CTP:Computer to plate 또는 Computer to Print)의 개발로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DTP와 CTP의 결합으로 출판쪽과 인쇄쪽의 업무가 컴퓨터장비에 의해 일괄처리 할 수 있게 되었다.
CTP는 현재 Computer to plate의 단계를 거쳐 Computer to Print로 발전하고 있다. Computer To Print가 되면 원고에서부터 종이에 출력할 때까지 전부 디지털 형태로 되어, 디지털 프린트가 실현된다. 고속 디지털 프린트가 실현되면 주문자 요구 형태의 인쇄물이 가능해 POD(Print On Demand)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인쇄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고품질의 소량 인쇄도 가능하게 되었고, 주문형(맞춤형) 출판물의 제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2) 비종이책 전자출판
비종이책 전자출판에는 종이가 아닌 CD-ROM, CD-I 등의 디스크매체를 이용한 '패키지 전자출판물'과 PC통신이나 인터넷 같은 통신망을 이용한 '온라인 전자출판'이 있다. 이들은 종이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막대한 정보를 컴퓨터를 이용해서 디지털 정보로 가공한 다음 새로운 개념의 비종이책 출판물을 만들어내는 형식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① 패키지 전자출판물
패키지 전자출판물은 CD-ROM, CD-I, 메모리 등의 디스크매체에 기록·저장하는 책을 말한다. 이러한 패키지 전자출판물은 CD-ROM이 중심이 되어 발전하고 있다. 종이 매체에 비해 CD-ROM 책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600-700MB에 달하는 대규모 기억 용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검색이 편리하고, 다양한 방식의 정보전달이 가능하며,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CD롬은 세계적인 전자회사인 소니(Sony)사와 필립스(Phillips)사가 1985년 기존의 오디오 CD에 '컴퓨터 데이터', '압축음향 및 영상데이터'라는 두 개의 새로운 트랙유형을 추가하여 만든 것이다. 세계 최초의 CD-ROM 책은 1985년 미국 그롤리어(Grolier)사에서 개발한 「미국 학습대백과사전(Academic American Encyclopedia)」이다.
패키지 전자출판물은 멀티미디어 정보처리가 뛰어나고,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 Educ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 속성이 강해 차세대 출판물로 각광 받아 왔다. 특히, 교육용과 아동용 책, 또는 백과사전과 같이 다량의 정보를 제공하는 출판물에 유리하다. 그러나 패키지 전자출판물은 최근에 인터넷의 발전 추세에 눌려 점차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고 있다.
패키지 전자출판물에 해당하는 것과 그 대상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CD-ROM: 출판물, 교재, 만화, 사진, 프로그램, 신문, 잡지
- CD-I: 동화, 만화, 교재
- 플로피디스크: 출판물, 프로그램, 교재
② 온라인 전자출판
온라인 전자출판은 책의 내용을 디지털 데이터로 가공한 다음 PC통신 및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WW) 등 통신망을 통해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독자는 출판물의 내용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거나 파일로 다운(down)받아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전자출판은 이미 나왔던 출판물을 DB화하여 온라인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아예 종이로 된 출판물을 만들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출판물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웹진(webzine)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온라인 전자출판을 운영하는 대다수의 출판사가 기존의 출판물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은 온라인 전자출판의 획기적인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웹의 등장으로 기존의 텍스트 중심의 정보서비스가 멀티미디어 정보서비스로 바뀌게 되고, 볼 만한 출판사의 웹사이트가 늘어나자 온라인 전자출판의 사용자가 급증하게 되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됨에 따라 인터넷은 사상 최대의 출판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 온라인 전자출판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온라인 전자출판은 기존의 종이로 만든 출판물에 비해 신속성, 검색의 용이성, 보관의 편리성, 원가절감,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등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기존의 텍스트 위주의 전자출판에서 멀티미디어형 전자출판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전자출판의 포맷으로 HTML, PDF, XML등의 방식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웹문서를 구현하는 표준 규약인HTML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한계를 들어내고 있으며, HTML의 차세대 버전으로 XML이 강력히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웹에서 종이인쇄물처럼 다양한 편집레이아웃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문서의 형식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Adobe의 PDF방식은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XML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③ 전자책(e-book)
전자책은 책 내용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전용 뷰어(view)를 통해 컴퓨터나 전용단말기로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온라인 전자출판의 일종이다. 즉, 전자책은 책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음악파일(MP3)처럼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아 이용하는 형태를 취한다. 특히 전자책단말기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종이책과 같이 가지고 다니며 필요한 때 필요한 내용을 읽어볼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 생산은 안 되고 있지만 조만간 등장할 전자책은 컨텐츠를 이북(e-book)으로,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전용 뷰어(Viewer)로, 그리고 하드웨어는 이북 단말기(e-book Device)로 부른다. 때로는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구분없이 e-book이라 일컫기도 한다.
현재 해외시장에 나와 있는 전자책은 초박막 액정표시 장치(TFT-LCD)를 써서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 옆의 작은 버튼을 누르면 책장이 넘어가며 간단한 조작으로 색인과 자료검색을 할 수 있고, 사전이 내장되어 있어 모르는 말이 나오면 찾아볼 수도 있고, 종이책처럼 메모를 남기거나 밑줄을 그을 수도 있다.
전자책의 무게는 1kg 안팎에 불과하지만 한 번에 최대 5만 페이지, 단행본 책 200권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아직 비싼 하드웨어와 배터리 사용기간이 짧은 것이 걸림돌이지만, 조만간 전자책은 종이책을 상당히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종이에 대한 향수를 그대로 지닌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E잉크, 제록스 등에서 개발되고 있는 전자책은 현재의 전자책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전자종이(e-paper)를 개발하여 종이책과 같이 직접 넘겨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개발하고 있다. e-paper는 종이의 부드러움을 살린 제품으로, 일반 종이보다 약간 두껍지만 재질이 부드러워서 말거나 접을 수도 있다.
이러한 최종 결과물의 종류에 따른 유형구분을 전자출판의 범위를 발전단계에 따라 3단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전자출판의 개념도 >
1단계 | 제작공정 전산화 | 입력체계: 개인용컴퓨터(PC), 워드프로세서전용기(WP), |
2단계 | 전자출판물 생산 | 자기디스크: 플로피디스크(FD) |
3단계 | 새매체/통신이용 | 온라인데이터베이스체계 |
출처 : 네이버 지식인
전자출판 활성화 대비 저작권법 손질 시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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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저작권법상 출판은 아날로그적인 출판을 의미 전자출판은 그 대상 안돼… 법·제도 개선 선행돼야 출판권의 존속기간 연장… 출판업자 지원도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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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의 아이패드(iPad) 출시로 전자출판, 전자책(E-Book)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계 뿐만 아니라 IT업계도 전자출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자출판에 대한 법제도 장치가 미흡해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자책(E-Book)은 출판계 및 IT업계의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실제로 해외 출판사들은 전자책 산업을 위한 준비가 잘 돼 기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전자책 전환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는 법, 제도적 정비가 미흡하고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해 산업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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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행동
지금까지 현재 출판시장에서 새로이 부는 전자책 열풍에 관한 문제를 검토해보았다. 그 내용을 네 가지로 다시 정리하고, 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과 전자책 사업 관련 실행 방법에 대해 대안을 대신하여 정리해본다.
1. 전자책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전자책의 출간 전략 수립과 마케팅을 중요한 업무로 인식해야 한다.
2. 전자책 제작은 출판사에서 직접 하는 것이 좋다. 유통업체에서 제작할 경우 파일 유출의 위험이 있다.
3. 전자책 시장에 대한 출판사와 유통업체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전자책 가격과 리더기 및 매장에 대한 출판사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
4. 전자책 시장의 오래된 화두인 정산과 결제 문제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 그 투명성을 바탕으로 국내에 원작을 제공하는 해외 출판사가 믿고 계약할 수 있는 DRM을 채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출간이 불가능했던 해외 출판물의 전자책 출간이 가능하다.
전자책 기획 및 판매 전략 첫째, 연간 300부 이하로 판매되는 종이책은 절판 후 전자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자책은 신간보다 구간이 더 잘 팔릴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해마다 출간되는 신간의 종수는 5∼7만 종으로 이전에 비해 다양한 종이책이 출간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의 출판으로 접어든 셈인데, 이렇게 되면 초판은 2,000부 안팎으로 찍어야 한다. 또 재판에 들어갈 확률도 낮아진다. 이럴 때 종이책 절판 후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독자는 온라인서점을 통해서 필요한 책을 전자책으로 구매하면 된다. 또 연간 300부 미만의 판매량 도서는 할인을 한다고 많이 나가지도 않고 신문 광고를 해서 판매를 확대하기도 어렵다. 이럴 경우 정가와 상관없이 독자들은 전자책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즉 종이책이라는 대체재를 없앤다면 전자책 판매는 롱테일 시장을 키우면서 늘어날 것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의 대체재가 될 것이라는 확신만으로는 실제 시장을 만들 수 없다.
둘째, 전자책은 매체와 콘텐츠마다 출간 기획을 다르게 세워야 한다. 아이폰에서 판매할지 소니리더기에서 판매할지에 따라 전자책 제작이 달라진다. 또한 두꺼운 교재의 경우 차례에 따라 분권해서 판매할 수도 있다. 전자책을 단지 종이책의 부산물로 본다면 전자책 시장은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책 전문 오퍼레이터 및 에디터 인력을 출판계 내부에서 키워야 한다.
셋째, 전자책을 종이책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종이책 한 장을 떼어내어 전자책으로 만들어 무료로 올려놓는다면, 독자는 최소한 책의 1/10을 미리 보고 종이책을 살 수 있다. 앞으로 열리게 될 무료 전자책 코너에 모든 출판사가 미리보기나 요약 혹은 발췌 형태의 전자책을 제작하여 올려놓으면 종이책의 판매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테면 열 권짜리 대하소설의 1권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무료 배포할 경우 종이책의 세트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자책을 활용한 다른 마케팅 방안도 앞으로 출판사가 고민해야 할 몫으로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종이책의 테스트 마켓으로서 전자책이 먼저 출시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전자책 제작과 DRM 첫째, 전자책 제작은 출판사가 직접 해야 한다. 전자책을 제작하기 위해 출판사가 원본 파일을 유통업체에 주는 것은 종이책의 필름을 서점에 주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따라서 현재 전자책 리더기나 PC에 맞도록 출판사가 전자책을 제작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전자책 파일의 소유권은 출판사에 귀속된다.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절감되어 수익성이 높아지고 리스크는 줄어든다. 출판사는 파일 유출을 막을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둘째, 유통업체에 전자책을 제공할 때는 DRM을 씌워 제공해야 한다. 모든 전자책은 DRM을 씌운 채로 배본하고 판매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제작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일 불법복제나 유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셋째, 국제적인 DRM을 사용한다. 국제적인 DRM을 사용하면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는 DRM 사용료를 줄일 수 있고 출판사는 이중체크를 통해 정산과 결제 과정을 신뢰할 수 있다. 해외 출판물도 들여올 수 있어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이에 따라 전자책 매출은 늘어 날 수밖에 없다.
전자책 출고 정가제 시행 전자책의 경우 정가와 매출, 판매가 등의 계산이 복잡하고, 정산하는 과정도 수익 배분에 의존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책을 판매할 때마다 수익이 달라진다면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저자에게 같은 책의 이번 판매분 인세와 다음 판매분 인세가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전자책 출고 정가제’이다. 전자책 출고 정가제는 비율로 나누는 수익 배분 방식이 아니라, 출판사가 고정으로 확보해야 할 매출을 정해놓고 그것을 출고가로 하여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출판사와 유통업체의 계약서에 정가도 수익 배분율도 적지 않는다. 대신 책 제목 옆에 출고가만 정해서 적는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간하는 전자책의 출고가를 4,000원으로 정했으면 유통은 공급가 4,000원에 자신의 마진을 붙여 정가나 판매가를 정한다. 그렇게 되면 유통업체에서 이벤트를 하거나 할인판매를 하더라도 출판사의 수익은 보존된다. 이것은 개인 판매뿐 아니라 아파트, 공공기관, 학교, 기업 등의 전자도서관 납품 같은 B2B 판매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전자책 독자가 사용하는 전자책 리더기가 무엇이든 어떤 서점에서나 전자책을 살 수 있도록 전자책 매장에서는 전용기기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출판사도 독자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전자책의 디자인과 가독성에 신경을 써서 질 높은 전자책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자책 제작비용이나 업무량 증가만을 고민하고 있으면 전자책 시장은 절대로 커질 수 없다. 출판사와 유통업체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저자와 독자는 합법적인 저작권을 향유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법적인 안정성과 함께 종이책의 기획과 제작 유통의 역할을 전자책에서 복원해낼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림4는 전자책 사업이 자리를 잡기 위한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의 전자책 유통과 제작 관행에 따르면 출판권과 저작권, 중개권, 판매권과 전자책 파일의 소유권까지 모두 유통이 가진다. 하지만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종이책 거래 관행처럼 전자책의 유통과 제작도 각각의 역할에 맞는 자리 잡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원고를 쓰고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팔면 될 뿐이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
04 DRM의 원칙
DRM의 정의와 종류 DRM은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 방지와 결제, 관리, 승인뿐 아니라, 판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나 다운로드 기기 제한 등의 역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DRM 통제 권한은 전자책 기술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전자책에 쓰이는 DRM은 유통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어도비나 국내 회사인 마크헤니, 이피루스 같은 문서 관리 회사에서 개발, 판매하고 있다.
DRM의 종류는 개별 파일에 DRM을 씌우는 ‘파일 DRM’과, 해당 기기에서만 볼 수 있는 ‘기기 DRM’ 그리고 새로운 파일 포맷을 개발하여 정해진 뷰어에서만 볼 수 있는 ‘뷰어 DRM’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파일 DRM은 종이책에 랩을 씌우는 것처럼 파일에 포장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한글이나 일반 텍스트 파일, 음원 파일, 동영상 파일 등 대부분의 파일에 사용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기 DRM은 기기에 DRM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파일의 DRM과 기기의 DRM을 상호 체크하여 인증하는 방식이다. 주로 휴대전화 통신사에서 콘텐츠를 판매할 때 사용한다. 기기 DRM이 씌워진 상태라면 KT를 이용하는 휴대전화 사용자는 SKT에서 판매하는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없다. 특정 기기에서만 열리는 플레이어나 뷰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보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뷰어 DRM은 특정 형식의 뷰어viewer에서만 파일이 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글 파일이 워드 뷰어에서 열리지 않는 것과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얼마 전까지 각 개발사들의 관심사는 통합 뷰어에 대한 것이었다. 이 통합 뷰어는 XML, PDF, TXT, JPG 등 모든 형식의 파일을 열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PDF파일을 변형하여 자신의 뷰어에서만 열리도록 개발한 방식도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DRM이라 할 수 있다.
결제와 정산이 투명해지는 DRM 이중 체크 DRM에 대한 가장 큰 주안점은 불법 복제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DRM을 통해 다운로드 횟수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매와 결제에서만 체크할 수 있었던 판매량을 다운로드 횟수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전자책 유통업체의 정산 보고만으로 체크하던 전자책 판매량을 DRM을 통한 이중체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토피아 사태 이후 출판사에서 믿을 수 있는 판매 정산 보고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현재 전자책 서점들은 출판사에 정확한 정산 보고와 투명한 결제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무작정 신뢰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 현재 유통업체는 자신의 수익 모델 때문에 각자 다른 형태의 DRM을 사용하고 있다. DRM을 유통업체가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매출 정산에 대한 왜곡 위험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출판사가 자신의 전자책을 맡기면서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도 온라인서점의 몫일 것이다.
그래서 외국의 DRM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외국 서버를 통해 전자책 판매를 인증받고 정산받을 수 있다면, 국내 온라인서점의 정산 보고와 외국 DRM 서버의 다운로드 횟수를 상호 비교하여 투명한 정산이 가능하다. 물론 DRM 사용료가 발생하지만 투명한 정산을 위해서라면 출판사에서 부담할 수 있는 액수이다.
외국의 DRM을 이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번역서 때문이다. 전체 전자책 종수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번역서의 경우, 국내 DRM을 사용한다면 외국 출판사에서 높은 선인세를 부를 수밖에 없다. 국내 DRM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번역서의 경우, 선인세가 5,000달러까지 올라가 있어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한국의 DRM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생긴 결과다. 높은 선인세 문제로 번역서의 전송권을 해결하지 못할 때 손해를 보는 것은 출판사만이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서점이나 전자책 유통업체가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을 서비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판매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어도비 DRM을 쓴다면 번역물의 판매 정산과 결제 및 보안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힘든 국내 DRM보다 외국의 DRM 사용을 통해 더 많은 전자책을 팔 수 있다면 출판사와 독자, 전자책 서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
03 전자책 시장의 허수
미국 전자책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2008년 전체 출판시장에서 2%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전자책 시장이 2009년에는 4% 가깝게 성장할 것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아마존 킨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 60%라는 사례를 들면서 한국 전자책 시장의 가능성 운운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아마존의 판매동향을 살펴보면 종이책과 전자책이 동시 출간된 경우 전자책을 사는 비율이 32%로 높게 나와 있다. 아마존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검색해서 종이책과 전자책이 나온다면 100명 중 32명은 전자책 『노인과 바다』를 산다는 뜻이다. 종이책 구매 독자 대비 50%가 전자책을 사는 셈인데, 꽤 높은 비율이라 출판시장이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많이 사용된다.
아마존에서 고객들이 전자책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킨들이다. 아마존 전용 전자책 뷰어 킨들은 100만 여대가 판매되었다.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는 63만 여권의 책이 등록되어 있다. 지금은 가격이 내려갔지만, 400달러 가까이 하는 킨들이 왜 이렇게 많이 팔렸을까. 누군가는 새로운 e-잉크 기반의 뷰어 출현이라는 기술적 측면을 이야기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킨들 스토어에 등록된 많은 책들이 판매를 이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작권 없는 도서의 무료 판매 종수가 수만 종이 넘고, 2달러에 판매되는 책도 수만 종이 넘는다. 신간 단편 소설이 50센트에 팔리는 것도 특이할만하다. 결국 독자들이 아마존에서 킨들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무료 또는 저가인 책 가격 때문이다. 기계 값으로 400달러를 투자해도 종이책 10권 살 돈으로 전자책 100권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값싼 전자책을 담보로 전자책 리더기를 판매하고, 고객은 전자책 리더기를 통해 낮은 가격의 책을 구입한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수익률 하락을 겪는 것은 출판사이다. 만약 이 모델이 그대로 한국에 수입될 경우 한국의 온라인서점들은 전자책 리더기를 팔기 위해 낮은 가격의 전자책을 요구할 것이다.
한국 전자책 시장의 현황과 전망 한국의 전체 전자책 시장은 연간 약 4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화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B2C 시장이 약 200억 원,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을 비롯하여 건축법상 도입해야 하는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 매출이 약 200억 원이다. 이럴 경우 온라인서점에서 판매하는 B2C 전자책 시장은 연간 10∼20억 원쯤으로 볼 수 있다. 의외로 B2C 전자책 시장이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 한국이퍼브,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형 온라인서점들이 거의 동시에 전자책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전자책 시장과 전자책 리더기 시장의 확장, 아이폰의 국내 판매 등에 힘입어 한국 또한 전자책 시장이 커질 것이라 기대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07년 7,440억, 2008년 8,750억 원이던 온라인 쇼핑몰의 도서 매출이 올해는 약 1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연간 도서 시장 규모 중 최소 30% 이상의 매출이 온라인에서 발생한다고 하면 온라인서점에서 전자책을 팔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조성된 것이다.
한데 이런 조건이 조성된다고 해서 B2C 전자책 사업이 무조건 성공한다고 할 수 있을까. 온라인서점에서 전자책을 팔기 위한 구색을 갖추려면 5만여 종은 구비해야 한다. 전자책 제작비를 권당 2∼3만 원씩만 잡아도 제작비만 10억 원 이상 투여되는 대형 사업이 된다. 전자책 기기의 판매가 늘어난다고 멈춰 있는 전자책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할리 만무하다. 또 대형 업체의 참여로 시장이 나뉘는 것도 검토해야 할 일이다. 현재 대형 온라인서점들은 허약한 B2C 시장의 문제를 타계해나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형 온라인서점의 수익 모델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밑바탕이 될 때, 출판사가 전자책 시장에 대처해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형 온라인서점의 B2C 전략 대형 온라인서점의 B2C 전략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전자책 판매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고, 둘째는 온라인서점의 전자책 리더기를 자신의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전략이며, 셋째는 제작한 전자책을 통신사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 몰에 제공해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첫째로, 전자책의 판매가를 낮추는 전략을 살펴본다. 전자책은 도서정가제 미포함도서라서 현행 법률로 신간 전자책의 무한 할인을 막을 수 없다. 출판사에 전자책 인세를 지불하면 책을 무료로 나눠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온라인서점의 전송권 계약서도 있다. 이 상태로 전자책 시장이 커지면 종이책 판매는 줄어들고 전자책 판매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동일한 도서명으로 검색을 했을 때 종이책과 전자책이 같이 나온다면 독자들은 낮은 가격의 전자책을 구매하게 된다. 이것은 온라인서점 별 전자책 리더기를 판매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그림2는 전자책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 화면이고, 그림3은 도서정가제 포함 신간의 전자책이 종이책 정가의 40%로 판매되는 화면이다(물론 해당 온라인서점에서는 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출판사와 협의하고 무료로 배포될 때마다 출판사에 인세를 지불했을 것이다. 전자책 정가 또한 계약서 상의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둘째로, 전자책 전용 리더기를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살펴본다. 온라인서점에서는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이나 직접 주문 제작을 통해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전용 리더기를 판매한다.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씌워 오직 자사의 전용 리더기에서만 읽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특정 온라인서점에서 다운받은 전자책 파일이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소니 리더기 같은 곳에서 열린다면 온라인서점 전용의 전자책 리더기는 팔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범용적인 전자책 리더기인 PC 즉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도 열리지 않게 보안을 하고 있다.
전자책의 경우 신간도 종이책 정가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고, 프로모션으로 무료 전자책을 기기에 탑재하거나 다운받을 수 있다. 독자는 35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 전용 리더기를 사더라도 값싼 전자책을 구매함으로써 전자책 리더기 값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전자책 이용 인구가 늘면서 생기는 온라인서점과 독자의 오묘한 조합이 계속된다면 출판사는 낮은 가격에 전자책을 제공할 수밖에 없고, 결국 서점의 전자책 전용 리더기의 경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은 35만 원대의 전자책 리더기를 10만 대 팔았을 경우 최소 50억에서 최대 100억 원 유통 차익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목적이 전자책 판매라면 자사의 리더기뿐 아니라 범용적인 리더기에 상용할 수 있게 특히 PC에서도 열릴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셋째로, 통신사 및 범용 전자책 리더기의 콘텐츠 몰에 입점하는 전략을 살펴본다. 휴대전화 기기 업체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폰과 옴니아2, 출시를 앞둔 구글폰 등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전자책을 구매, 결제하고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전자책 스토어를 갖추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저장 공간에 따라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도서관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삼성과 아이리버에서 개발한 e-잉크 기반의 전자책 전용 리더기도 자체적으로 온라인서점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서점과는 다른 전자책 서점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는 출판사가 직접 입점할 수 있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리브로, 예스24 같은 온라인서점과 직거래를 하는 출판사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도매상이나 총판을 통해 배본했을 경우 직거래보다 매출 및 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온라인서점을 통해서 전자책을 판매하고 통신사의 전자책 쇼핑몰에 직접 입점하지 못했을 경우 온라인서점의 마진율 때문에 출판사의 마진은 적어진다.
출판사 입장에서의 전자책 공급가 출판사의 매출과 수익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종이책은 정가 기준으로 공급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전자책은 판매가나 매출액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한다. 따라서 판매가나 정가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 비율이나 금액의 공급가를 확보할 수 없다. 여기에 출판사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자책 계약 조건이 변경되고 있다. 동일 전자책이라도 유통에 따라 다른 정가를 매기고, 또 할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1만 원짜리 종이책의 전자책 정가를 종이책 정가의 60%로 정한다고 가정해보자. 전자책 정가는 6,000원이 된다. 이것을 다시 유통에서 20% 할인하면 고객이 지불하는, 그러니까 유통업체가 얻는 수익(매출)은 4,800원이다. 이 수익을 수익 배분 비율에 따라 5:5로 나누면 출판사에 돌아가는 수익은 2,400원이고, 출판사는 수금한 돈을 다시 저자와 나눈다. 결국 출판사는 1,000∼1,500원을 남기게 된다.
이것을 출판사에서 용인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종이책의 판매가 더 많은 수익을 남기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전자책 공급 조건과 계약 조건은 출판사의 수익을 마이너스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전자책을 위한 새로운 거래 조건과 거래 관행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업체와 지루하고 어려운 협상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올바른 원칙으로 전자책 유통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출판사는 종이책도 팔지 못하고 전자책은 팔아봤자 손해를 보는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가격에 대한 고민을 정리했다면 제일 중요한 보안과 정산의 문제가 남는다. 이제 보안과 정산에 관한 문제를 살펴본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중 출시할 태블릿 ‘갤럭시탭’(가칭, 사진)을 통해 자체적인 전자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업계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개발 중인 태블릿 갤럽시탭에는 ‘삼성북스’라는 전자책 솔루션이 탑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북스는 앞서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의 ‘아이북스’와 거의 흡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서비스 확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우선 주요 출판 유통사들과 손잡고 콘텐츠 수급에 나서는 한편 자체 서비스 망을 구축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출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갤럭시탭이 출시되면 국내에서도 출판사 없이 개인이 전자책을 출간할 수 있는 1인 출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아이패드에 탑재된 아이북스 솔루션을 통해 1인 출판 시대를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터치로 이어지는 애플의 주요 제품에 대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갤럭시S(스마트폰)-갤럭시탭(태블릿)-갤럭시플레이어(MP3P)이라는 삼각편대를 내세워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럽시탭은 오는 3분기 중 출시가 이뤄진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와 출시 시기, 가격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e잉크 기반의 전자책 디바이스는 무선사업부의 태블릿 제품과는 별개로 별개로 사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께 e잉크보다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전자책 디바이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파이낸셜타임스 등은 3일(현지시간) 리처드 블루멘탈 코넷티컷 검찰총장이 미국 5대 출판사와 애플 아마존 등 양대 전자책 유통업체에 대한 사전 조사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애플·아마존과 함께 혐의를 받고 있는 출판사는 ▲CBS산하 사이먼슈스터 ▲뉴스코프 산하 하퍼콜린스출판사 ▲라가디어 SCA의 해체트 북그룹 ▲피어슨의 펭귄그룹 ▲맥밀란 ▲게오르그폰 홀츠브릭출판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법무부도 애플의 디지털북 사업에 대한 관행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연방거래위(FTC)와 법무부는 애플의 디지털음악사업 및 모바일 앱 개발 관행이 반경쟁적인지 조사하고 있다. FTC와 법무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블루멘탈총장은 “내가 이들 간의 협정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다른 법집행 기관의 조사와 별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나의 이번 조사에 관심있는 다른 연방정부, 또는 주검찰과 공동으로 일하는 것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플,아마존, 판매액의 30% 받고 획일적 가격 책정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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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아마존, 그리고 5대 출판사들은 또한 ‘대행사 가격(Agency Price)'모델에 합의한데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모델은 출판사들이 디지털북에 대해 최종 ’소매가격‘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때 출판사는 디지털북 판매액(소비자가)의 70%를 받고 애플이나 아마존 등 디지털유통점들이 30%를 갖는다.
미국의 5대 출판사는 올초 아이패드출시에 앞서 애플의 요청에 따라 대행사가격 모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멘탈은 “이 합의가 이미 인기있는 대다수 디지털북에 단일가격으로 매겨져 경쟁에 의해 값싸게 디지털북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고 준비된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애플과 아마존을 비롯, CBS산하 사이먼슈스터,뉴스코프 산하 하퍼콜린스출판사, 라가디어 SCA의 해체트 북그룹, 피어슨의 펭귄그룹, 맥밀란, 게오르그폰 홀츠브릭출판사 등은 모두 코네티컷검찰당국의 조사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행사 모델은 많은 새로운 디지털북 타이틀을 12달러99센트와 14달러99센트에 책정, 일반적으로 매겨지는 디지털북보다 더 높은 가격을 소비자에게 받는 결과를 가져온다. 게다가 출판사들은 자신이 소매가격을 책정하게 되므로 이러한 디지털북 가격은 모든 웹사이트에서 똑같이 책정된다.
■전자책 가격혁명이 가져온 도서 유통의 변화
전자책의 가격구조는 지난 2007년 11월 아마존이 킨들 전자책단말기를 소개하면서 대부분의 책가격을 9달러99센트에 책정하면서 혁명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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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년후인 2009년 9월 두개의 출판사가 베스트셀러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트루 컴퍼스(True Compass)’의 사라 페일린의 ‘고잉 로그(Going Rogue)’를 디지털북으로 낼 경우 하드카피책 판매량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출시를 지연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3개월 후 더 많은 출판사들이 그들의 디지털북의 출시를 지연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올들어 지난 1월 애플이 아이패드를 소개한데 이어 5대 출판사가 스스로 애플의 아이북스스토어에서 가격을 책정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많은 새로운 디지털북 베스트셀러가 12달러99센트~14달러99센트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달 후 아마존이 압력에 굴복해 똑같은 가격 모델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 6월 텍사스 검찰총장은 이같은 획일적 디지털북 가격이 경쟁을 저해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조사에 들어갔다.
2일 코네티컷 검찰총장은 "디지털북 가격 책정과 관련한 반경쟁적 가격책정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대행사 가격이 경쟁 저해하나?···뜨거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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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디지털북과 달리 디지털음악 가격은 애플을 포함한 각기 다른 디지털유통업체들에 의해 사이트마다 모두 다른 가격이 매겨져 팔리고 있다. 있다.
예를 들어 레이디가가의 ‘페임 몬스터’앨범은 아마존에서는 5달러에 팔리지만 아이튠스에서는 7달러99센트에 팔린다
대행사 가격을 책정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
베델스만의 랜덤하우스는 대행사가격모델을 받아들이지 않은 유일한 출판사로서 자사의 디지털북 타이틀을 도매가격 모델로 팔고 있다. 이때 소매상들은 이 가격에 사서 이윤을 붙여 자신들이 가격을 매기거나 경쟁이 있을 경우 이보다 더 싸게 팔 수도 있다.
그 결과 많은 새로운 랜덤하우스 디지털북 타이틀은 아마존이나 반스앤노블 같은 서점에서 가격인하 경쟁이 발생하면서 9달러99센트에 팔리고 있기도 하다.
랜덤하우스의 한 이사는 “출판사는 유통업체들이 디지털북 타이틀에 얼마의 가격을 매기든 간에 타이틀의 가격을 하드커버 종이책의 반값에 파는 기존 모델을 고수하면서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美 디지털북 시장 달아오른다- 1년 새 매출 163% 늘어
미국의 디지털북 판매는 급속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출판사협회는 지난 5월 기준으로 13개 디지털북 판매 출판사들의 판매 결과 1년전에 비해 매출이 163% 늘어난 2천930만달러(343억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디지털북 부문은 5월로 마감되는 전체 도시시장 매출의 8.5% 규모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도서시장에서 디지털북이 차지하는 규모는 2.9%에 불과했다.
일부 출판사들은 대행사가격 책정 모델이 경쟁을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모델이 디지털북에서 돈버는 모델을 열어주었다고 말한다. 출판사들은 이 결과 생기는 더나은 마진은 더많은 회사들이 디지털북 판매에 참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한 반대론자들은 더 많은 경쟁은 가격을 내릴 때에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블루멘탈은 민주당원으로서 궐석이 된 미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도드의 상원의원자리를 위해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02 전자책 제작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책 제작은 출판사가 아닌 유통업체에서 맡아왔다. 출판사가 종이책 전자 파일을 유통업체로 건네주면 유통업체에서 전자책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종이책으로 빗대자면 필름이나 원본 파일을 교보문고나 예스24, 인터파크 등의 서점으로 주고 서점에서 인쇄를 하여 판매하는 것과 다름없다.
전자책 파일의 소유권 유통업체에서 전자책 제작을 직접 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전자책에 대한 소유권 때문이다. 출판사나 저자로부터 콘텐츠 사용권 허락을 받는다면 특정 유통업체에서 제작한 전자책은 배타적 소유권을 가진다. 예를 들어 한 유통업체에서 전자책을 제작했다면 출판사가 전자책의 2차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전자책 파일을 요청할 수 없다. 전자책 파일을 출판사에서 소유할 경우 출판사가 다른 서점에 그 파일을 넘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제작을 한 업체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이 된다. 자신이 비용을 들여 제작한 전자책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른 서점에 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전자책 제작을 서점에서 할 경우, 전자책 파일 소유권은 서점이 갖게 되고 이 소유권은 서점 입장에서 전자책 사업의 가장 큰 기반이 된다.
전자책 사업의 진입장벽, 제작비 문제 전자책 제작비는 종이책으로 출간된 경우 권당 3만 원에서 30여만 원까지 들어간다. 쿼크 파일이나 인디자인 파일 및 한글 파일이 있는 경우라면 저가로 제작 가능하지만, 종이책을 갖고 제작할 경우 스캔을 받아서 텍스트를 추출하는(OCR)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작비용이 비싸진다. 낱권 제작이라면 종이책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으나 서점 입장에서는 3만 부만 제작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된다는 문제가 있다. 전자책 제작비가 3억 원이면 1만 여권을, 제작비가 15억 원이면 5만 여권을 제작할 수 있다. 자본금이나 투자금의 금액에 따라 전자책 업체가 소유한 전자책의 종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전자책의 종수가 1,000종인 서점과 5만 종인 서점이 있다면, 독자들은 당연히 5만 종이 있는 서점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10억 원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전자책 서점만이 구색을 갖출 수 있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도 커진다. 제작해놓은 전자책이 많을수록 서점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군소 전자책 서점은 책 판매가 어려워진다.
종이책 시장도 대형 서점이 우세해지고 지방 중소형 서점의 영업이 어려워지거나 도산하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종이책의 경우 거래조건만 맞는다면 국내 어느 서점에서도 팔 수 있으나, 전자책은 전자책 형태로 파일 제작이 되어 있는 곳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전자책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국 자본력이 큰 서점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종이책 유통과 전자책 유통 비교 지난 10여 년간 출판계에서는 유통의 독과점화와 온라인서점으로의 독자 이동 등으로 도서정가제나 출판사 매출과 수익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출판계는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 벌어진 행태나 현실에 뒤쫓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재편되는 전자책 시장 역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종이책 시장을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업무량에 일이 더 늘어나고 새로운 교육까지 받아야 한다는 문제로 출판사가 전자책 제작의 부담을 피한다면 출판계는 또 다시 유통의 하부구조로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다. 1만 개가 넘던 지역의 작은 서점이 망한 원인이 서점의 무능력이나 유통의 독과점화에 있다고 하면 오히려 출판사 입장에서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편한 것에 안주한다면 결국 유통업체가 원고를 제외한 모든 것을 맡게 되고 권리 또한 갖게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직접 제작하여 책임을 질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그 부담을 타인에게 부가하거나 전자책 서점과 유통사의 행태를 비판할 수는 없다.
또 지금처럼 동일한 책을 유통업체마다 다르게 제작하고 다른 형태로 판매한다면, 전체 유통업체의 개수만큼 제작비가 늘게 된다. A라는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 때 투여하는 비용이 5만 원이라 할 때, 현재의 제작 시스템에 따르면 10개의 유통업체에서 총 50만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출판사에서 직접 제작하면 전체 제작비가 5만 원이면 되는데 약 10배인 50만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출판사가 여러 이유를 들어 직접 제작하지 않을 경우 일부 유통업체의 독점화만 심화되고 전자책 시장은 커지지 않을 것이다. 제작비의 한계로 일부 대형 서점으로만 전자책 매장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온라인서점이나 쇼핑몰에서 출판사가 제작한 전자책을 판다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도 있다. 온라인서점의 1일 방문자 수는 100만 여명으로 추정된다. 아직도 인터넷 이용 인구 중 대부분은 온라인서점에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온라인서점과 온라인의 모든 매장에 전자책이 걸릴 수 있다면 200∼300만 명이 넘는 독자가 전자책을 볼 수 있게 된다. 대형 매장에서만 책을 살 수 있게 만들 건지 어디서든 살 수 있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출판사의 몫이다.
전자책 제작의 표준화 문제 종이책은 출판사가 기획하고 만든 형태 그대로 판매된다. 동일한 내용의 책이 교보문고에서는 무선 제본으로, 예스24에서는 양장, 유선 제본으로 판매되지는 않는다. 일부 만화나 이벤트용 책이 서점에 맞게 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일 유형의 책을 출판사에서 만들고 독자에게 판매한다. 같은 책의 형식이 서점마다 다르다면 온라인서점에서 구매하는 고객은 특히 책의 상태에 불신을 하게 될 것이다.
한데 전자책은 유통업체에서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유통업체마다 형태가 다르다. 한 유통업체에서 제작한 e-북이 다른 유통업체의 뷰어에서 열린다면, 즉 콘텐츠의 호환성이 생기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콘텐츠의 독점을 위해 전자책의 형태를 규정할 수밖에 없고, 유통업체마다 레이아웃, 폰트, 디자인 등이 바뀌게 된다. 종이책을 예로 들면, 필름 출력과 인쇄 및 제본을 유통업체에 맡겨서 생기는 문제이다. 모두가 똑같은 전자책을 만든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작 과정에서 원본 파일 유출 문제 서점 및 전자책 유통회사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전자책의 종수이다. 소유한 종수에 따라 해당 유통의 경쟁력이 좌우된다. 여기에서 제작비 문제가 발생한다. 제작비를 아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완벽하게 자동화된 전자책 툴이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전자책 제작 과정에는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의 조선족이나 아르바이트 등 값싼 노동력을 동원하여 제작을 하는 업체들도 있다.
한 전자책 업체에서 전자책 제작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모집 내역 가운데 업무 내역을 보니 “출판된 책(PDF파일) 편집 및 전자출판(Epub) 100% 재택근무”라고 되어 있었다. 출판사에서 제작한 원본 파일을 전자책 파일로 변환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것도 ‘재택 아르바이트’를 채용한다는 공고이다. 책의 원본 파일이나 PDF 파일을 주부나 대학생들이 받아서 작업을 한다는 것인데, 제작 과정에서 제작비 문제로 파일이 유출될 수 있다는 증거이다. 그 책을 만들기 위해 출판사에서 어떠한 노력과 비용을 투자했을지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책의 파일을 유통업체에서 마음대로 유출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 유통을 막아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 보안을 책임져야 할 유통업체에서 먼저 파일을 유출한다면 전자책 제작은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
01 전자책을 바라보는 관점
전자책은 종이책의 부산물이다? 책을 컴퓨터나 전자 기기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 전자책이다. 그렇다면 책 한 권을 블로그에 통째로 옮겨 놓는다면 그것도 전자책이라 할 수 있을까. 인터넷 공간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논문이나 리포트도 전자책일까.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은 책이 갖는 특성인 물성 때문이다. 또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문학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및 컴퓨터로 만드는 문서를 포함한 모든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우리의 지식과 정보, 생활을 담아낸다.
예전에는 종이만이 문자와 그림으로 세상을 담아냈고, 20세기 들어서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TV나 영화, 라디오를 통해 세상을 담고 있었다면, 지금은 온라인과 모바일 네트워크가 세상을 담고 있다. 한국의 1인당 하루 평균 TV, 영화, 라디오, 신문, 인터넷 사용 시간은 5시간 22분이다. 1일 평균 독서량은 12분이다. 1인당 하루 평균 책의 매체 점유율은 약 3.5%다. 역으로 이야기하자면 책을 제외한 매체의 점유율은 96%라는 것이다(교과서나 어학, 학습서, 수험서 같은 책을 제외한 통계이다. 교과서 등을 통계에 넣을 경우 학생들은 생활의 대부분에서 ‘책’이라는 매체를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책의 역할을 나누어가진 매체들이 각종 콘텐츠를 독자와 유저, 수용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달되는 콘텐츠 중에 무엇을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종이책을 전자 기기에서 읽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전자책이라는 우리의 인식과는 다른 관점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달님이 쿵>이라는 아동용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온라인에서 유료 콘텐츠로 판매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다가 종이책으로 만들어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달님이 쿵>이라는 온라인 유료 콘텐츠를 전자책이라 부를 수 있다. 순서를 바꾸어서 『달님이 쿵』이라는 종이책을 온라인 유료 콘텐츠로 만든다면 역시 전자책이라고 부를 수 있다. 만약 <달님이 쿵>이라는 온라인 유료 콘텐츠를 종이책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그것을 전자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종이책으로 만들지 않았기에 <달님이 쿵>은 애니메이션일 뿐 전자책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한다면, 전자책은 종이책을 전제해야 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런 관점은 전자책을 바라볼 때 가장 좋지 않은 관점이다.
종이책도 하나의 매체일 뿐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더난출판사와 그린비출판사에서는 온라인 교육 즉 e-learning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삼육대학교는 더난출판사의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라는 책을 1학점짜리 e-learning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린비출판사는 저자들의 직강을 자사 사이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예림당의 ‘Why’ 시리즈는 현재 EBS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방영하고 있다. 즉 종이책에서 파생된 교육 콘텐츠를 판매하는 셈이다.
종이책으로 시작해서 다른 매체로 연계하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책을 가지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거나(『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저자 직강을 통해 독자들에게 책의 이해를 높여 독자군을 넓히거나(그린비출판사 사례), 책의 브랜드 파워를 더 높여서 더 많이 판매(‘Why’ 시리즈)하는 것이다. 이 방식들은 보통 출판사에서 이야기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로, 다른 말로 풀자면 ‘원 북 멀티 콘텐츠one book multi content’이다. 책으로 시작해서 다른 것으로 파생된다는 의미이다. 책 기반의 콘텐츠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뿐 아니라 홍보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식-e』나 『아이의 사생활』처럼 짧은 방송물이나 다큐멘터리로 먼저 방영한 것을 책으로 만들거나 TV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 수익 모델로 책 출간을 결정하기도 한다.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의 수익 모델이 광고나 협찬, DVD 판매밖에 없었다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해외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TV 프로그램 수익 모델은 제작비를 손해 보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제작비 모델이다. EBS의 경우 프로그램 제작에 최우선으로 검토되는 수익 모델이 바로 도서 출간이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경우 제작비용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책의 홍보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출판사에 속해 있느냐, 교육기관에 속해 있느냐, 방송국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책의 정의와 역할이 달라진다. 이미 책은 여러 매체와 결합하고 있으며, 출판사만이 책을 출간한다는 공리가 무너지고 있다. 각 회사나 업계에서 콘텐츠 기획을 할 때는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며 비용 대비 수익이 높은 매체를 선택한다. 이것은 콘텐츠 제작과정의 노하우나 자본력, 수익 모델의 형태나 유통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즉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YBM이란 회사에서는 오프라인 학원, e-learning, 종이책, 방송국, e-book, 자격증 시험 등 가능한 모든 매체와 콘텐츠 형식들을 사용하여 상품을 개발하고 유통하고 배포한다. YBM은 종합 교육 미디어 그룹이다. 출판계에서는 대형 출판사이다.
자본력의 문제로 접근했을 때, 자본력이 크지 않고 출판만을 하고 있는 출판사는 책을 제외한 콘텐츠의 제작 가능성이 낮아진다. 즉 출판사의 매체 점유율이 3.5%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한 뒤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책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종이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전자책은 책과 연관된(책에 종속된 것이 아닌) e-learning, 영화, 드라마, 오프라인 교육, mp3 등 여러 콘텐츠 중에 하나이다. 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 책이, 96%의 매체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여러 매체와 결합하여 상품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책에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여 모든 콘텐츠의 원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다른 매체와는 달리 종이로 만들어진 콘텐츠라는 것에 차별성을 부여하는 것은 가장 뒤떨어진 시각이다.
오직 종이만이 콘텐츠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 출판인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미래인 종이책이 유일성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콘텐츠 기획자이며 그 콘텐츠가 종이책, 전자책, 영화, 드라마, e-learning, 블로그 포스트,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바뀌어간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책은 3.5%의 매체 점유율을 자연스럽게 뛰어넘을 수 있으며, 출판시장은 수십 조 원이 넘는 콘텐츠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 ‘원 북 멀티 콘텐츠’가 아니라 ‘원 콘텐츠 멀티미디어one content multi media’이다. 즉 멀티미디어의 여러 매체 중 ‘종이책’이 있을 뿐이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자의 마인드 콘텐츠 기획자와 콘텐츠 마케터가 출판사 직원이라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종이책이다. 두 번째는 당연히 전자책이며, 세 번째는 블로그 포스트 등이 될 수 있다. 블로그 포스트는 구글의 경우 구글 애드센스라는 광고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통해 출판사와 수익을 나눈다. 콘텐츠 기획자가 EBS 직원이라면, 첫 번째는 TV 방송 프로그램, 두 번째는 온라인 유료 콘텐츠, 세 번째는 종이책일 수 있다. 이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콘텐츠 기획자의 정체성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다. 투자되는 비용과 상품 개발 과정에서 투여되는 노하우, 유통에 대한 이해 등 콘텐츠 기획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따른 순서이며, 현실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즉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순서이다.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미디어를 선택하여 콘텐츠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이 논지를 다른 측면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 단행본을 읽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출판인은 무가지와 포터블 디바이스potable device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고 있다. 출근할 때는 무료로 볼 수 있는 뉴스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책을 펼치지 않는다. 퇴근할 때는 휴대전화나 PMP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 TV를 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어차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므로 전자책을 휴대전화에 넣어준다고 해서 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체나 콘텐츠에 접근하는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정치나 사회 분야에 관심 없는 사람은 무가지를 읽어도 정치와 사회면은 읽지 않을 수 있다. 집에 가는 길에 심심해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다음 날은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책을 보는 이유나 보지 않는 이유를 추정할 수 없을 때 출판 기획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확률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이 많이 접하는 매체인 휴대전화나 무가지에 출판사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독자들이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책의 콘텐츠를 매체에 맞게 변형하여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대학생들이 수많은 단행본에서 찾아낸 경구나 좋은 말들을 모아서 시작한 잡지이다. 이처럼 무가지에 기사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보고 뉴스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발췌하거나 기사 형태로 변형해서 제공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제공되는 텍스트는 6∼10줄 정도이다. 따라서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넣어주기보다는 내용을 요약하거나 줄여서 읽기 쉽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일정한 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지 않는 풍토를 비판하며 독서 운동을 고민하기 이전에 우리의 콘텐츠를 종이책 말고 얼마나 많은 형태의 콘텐츠와 매체로 확산하여 독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
전자책 기획과 제작 『오만과 편견』이라는 소설의 독자와 동명의 영화 관객은 로맨스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사람들은 할리퀸 소설의 독자일 수 있고 라이트 노블의 독자일 수도 있으며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의 시청자일 수도 있다. 또 로망띠끄라는 로맨스 전자책 전문 서점의 독자일 수도 있다. 한편 SKT 사용자는 휴대전화를 통해서 전자책을 다운받아 읽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접하는 매체는 이렇게 다양하다.
만약 로맨스 소설의 초고를 받았다면 종이책을 만들 수 있는 원고로 기획 편집을 하여야 하며, 종이책으로 판매할 경우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전자책으로만 출간할 수도 있고 둘 다를 출간할 수도 있다. 아니면 시놉시스로 정리하여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에 보내서 드라마 원작 계약을 유도해볼 수도 있다. 출판사가 드라마 제작사가 될 수는 없지만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드라마로 제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는 있다. 또 오디오북을 제작할 수도 있다.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제공하여 저자의 인지도를 만들 수도 있으며 무가지에 연애소설 연재란을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이 여러 매체 환경에 처해 있는 독자를 잡기 위한 콘텐츠 설계 방식으로, 출판사의 역량에 따라 콘텐츠는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물론 수능 대비 수학 문제집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업을 듣고 손으로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하니 콘텐츠의 결과물은 종이책이 가장 적합하다. 이렇듯 전자책은 콘텐츠의 성격과 활용, 매체 형태 등에 따라 기획되어야 한다.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만들면 잘 팔린다거나, 종이책 베스트셀러면 전자책도 많이 팔릴 것이라는 건 착각이다. ‘콘텐츠 바이 콘텐츠content by content’인 셈이다. 분야로 따지면 만화나 장르 문학 등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장르일수록 전자책 판매가 높고, 학습, 수험, 자격증 등 교육 과정에 결합되는 콘텐츠일수록 종이책 판매가 높다. 일부 어학 콘텐츠는 리스닝 문제로 전자책이 더 잘 팔릴 수도 있다. 이것 또한 경향성이고 모든 콘텐츠가 분야별로 종이책 혹은 전자책으로 딱 잘라서 기획될 수는 없다. 또 시장 자체가 전자책 기획에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이는 전자책과 종이책의 가격 문제에 따라 달라지므로 뒤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출판계에서 직접 전자책을 기획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의 특성이나 매체의 특성보다는 제작 측면에 대한 우위 때문이다. 영화사나 방송국 혹은 교육 기관에서 출판사보다 책을 잘 만들 수는 없고, 종이책을 만드는 과정이 전자책을 만드는 과정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이책을 먼저 제작했다면 전자책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종이책 제작비용 대비 약 5% 이하로)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개발 중 1순위로 종이책을 생각하는 출판사라면 당연히 전자책을 2순위에 놓아야 한다.
하지만 전자책 제작에는 기술과 인력의 문제가 있다.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콘텐츠를 화면 사이즈와 기능이 다른 전자 기기에 옮겨야 해서 가독성 문제부터 디자인과 편집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전자 기기나 각종 전자책 편집 툴은 한글이 아닌 영어를 표준으로 하고 있어 전자책 변환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간다. 즉 비용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더구나 e-잉크 기반의 전자책과 아이팟 전자책은 해당 뷰어에 따라 다르게 편집하거나 디자인해야 한다.
실제 전자책을 가장 많이 제작하는 유통업체에서는 종이책 없이 곧바로 전자책을 내는 것이 제작 측면에서 더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옮기는 것이 종이책 없이 전자책만 출간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또 레이아웃이나 가독성 면에서 전자책이 종이책만큼 출판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만큼 전자책 제작과 관련한 문제는 오랫동안 전자책 업계에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왔다.
전자책 제작 문제의 핵심은 문제 해결자인 전자책 전문 기획 및 제작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출판계 내부에 전자책 제작을 담당할 인력이 없고 전자책 전문 유통업체나 서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일원화이다. 기존의 종이책 출판 인력 즉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 제작자로 구성된 출판의 분업 구조를 1인으로 통합하여 전자책 전문 인력으로 키워내야 한다. 그리고 전자책 전문가는 출판사에 소속되어야 한다. 종이책의 기획, 편집과 동시에 전자책 기획, 편집을 같이 진행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요가 종이책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아이팟에 넣는다고 가정해보자. 종이책 한 페이지에 가로 세로 비율과 크기가 다른 요가 사진 세 장이 들어가 있다. 이걸 아이팟으로 옮기려면 각각의 이미지가 한 페이지에 하나씩 모두 세 페이지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아이팟의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3.5인치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한 화면에 사진 한 장이 꽉 차게 들어가지 않는다면 아이팟을 보며 요가 자세를 따라할 수 없다. 한 페이지에 세 장의 요가 사진이 모두 들어가면 어떤 사진인지 구별조차 힘들어져 결국 그림이 아닌 글로 봐야 하는 상황이 된다. 또 그림의 가로 세로 비율이 각각 다르면 이미지의 여백이 전자책의 디자인을 훼손한다. 이런 제작상의 어려움 때문에 전자책 제작에 전문 전자책 기획 및 편집, 디자이너가 필요한 것이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