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출판 이해

04 DRM의 원칙

쭌사마 2010. 8. 4. 00:04

04 DRM의 원칙

  

DRM의 정의와 종류     DRM은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 방지와 결제, 관리, 승인뿐 아니라, 판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나 다운로드 기기 제한 등의 역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DRM 통제 권한은 전자책 기술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전자책에 쓰이는 DRM은 유통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어도비나 국내 회사인 마크헤니, 이피루스 같은 문서 관리 회사에서 개발, 판매하고 있다.

 

DRM의 종류는 개별 파일에 DRM을 씌우는파일 DRM’, 해당 기기에서만 볼 수 있는기기 DRM’ 그리고 새로운 파일 포맷을 개발하여 정해진 뷰어에서만 볼 수 있는뷰어 DRM’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파일 DRM은 종이책에 랩을 씌우는 것처럼 파일에 포장을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한글이나 일반 텍스트 파일, 음원 파일, 동영상 파일 등 대부분의 파일에 사용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기 DRM은 기기에 DRM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파일의 DRM과 기기의 DRM을 상호 체크하여 인증하는 방식이다. 주로 휴대전화 통신사에서 콘텐츠를 판매할 때 사용한다. 기기 DRM이 씌워진 상태라면 KT를 이용하는 휴대전화 사용자는 SKT에서 판매하는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없다. 특정 기기에서만 열리는 플레이어나 뷰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보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뷰어 DRM은 특정 형식의 뷰어viewer에서만 파일이 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글 파일이 워드 뷰어에서 열리지 않는 것과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얼마 전까지 각 개발사들의 관심사는 통합 뷰어에 대한 것이었다. 이 통합 뷰어는 XML, PDF, TXT, JPG 등 모든 형식의 파일을 열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PDF파일을 변형하여 자신의 뷰어에서만 열리도록 개발한 방식도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DRM이라 할 수 있다.

  

 

결제와 정산이 투명해지는 DRM 이중 체크     DRM에 대한 가장 큰 주안점은 불법 복제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DRM을 통해 다운로드 횟수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매와 결제에서만 체크할 수 있었던 판매량을 다운로드 횟수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전자책 유통업체의 정산 보고만으로 체크하던 전자책 판매량을 DRM을 통한 이중체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토피아 사태 이후 출판사에서 믿을 수 있는 판매 정산 보고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현재 전자책 서점들은 출판사에 정확한 정산 보고와 투명한 결제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무작정 신뢰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 현재 유통업체는 자신의 수익 모델 때문에 각자 다른 형태의 DRM을 사용하고 있다. DRM을 유통업체가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매출 정산에 대한 왜곡 위험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출판사가 자신의 전자책을 맡기면서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도 온라인서점의 몫일 것이다.

 

그래서 외국의 DRM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외국 서버를 통해 전자책 판매를 인증받고 정산받을 수 있다면, 국내 온라인서점의 정산 보고와 외국 DRM 서버의 다운로드 횟수를 상호 비교하여 투명한 정산이 가능하다. 물론 DRM 사용료가 발생하지만 투명한 정산을 위해서라면 출판사에서 부담할 수 있는 액수이다.

 

외국의 DRM을 이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번역서 때문이다. 전체 전자책 종수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번역서의 경우, 국내 DRM을 사용한다면 외국 출판사에서 높은 선인세를 부를 수밖에 없다. 국내 DRM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번역서의 경우, 선인세가 5,000달러까지 올라가 있어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한국의 DRM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생긴 결과다. 높은 선인세 문제로 번역서의 전송권을 해결하지 못할 때 손해를 보는 것은 출판사만이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서점이나 전자책 유통업체가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을 서비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판매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어도비 DRM을 쓴다면 번역물의 판매 정산과 결제 및 보안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힘든 국내 DRM보다 외국의 DRM 사용을 통해 더 많은 전자책을 팔 수 있다면 출판사와 독자, 전자책 서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262호